영상 시대의 끝, 공간 콘텐츠의 시작: 디지털 사이니지 콘텐츠의 변화

디지털 사이니지 콘텐츠 제작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단순 영상 재생을 넘어, 공간과 통합되어 현장 상황에 맞게 기능하는 콘텐츠 설계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AI는 이러한 변화를 가속화할 것이다.

💡 핵심 요약

  • 디지털 사이니지는 단순 영상 재생을 넘어 공간 설계의 일부로 통합되고 있다.
  • 콘텐츠 제작은 ‘하나의 영상을 보여주는 것’에서 ‘현장별 보이는 방식을 제어하는 표현’으로 진화하고 있다.
  • AI는 제작과 운영의 단절을 메우며, 운영을 전제로 한 콘텐츠 편집의 기반이 될 것이다.
  • 콘텐츠 제작자의 역할은 화면 안에서 밖으로, 현장 전체의 움직임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확장된다.

이것은 사이니지 이야기다

먼저 확인하고 싶은 것은, 본고가 다루는 것은 TV CM이나 온라인 동영상 전반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디지털 사이니지, 특히 공간에 통합된 디스플레이 면에서 기능하는 콘텐츠 이야기라는 점이다. 디지털 사이니지 콘텐츠 제작은 오랫동안 일정한 길이를 가진 영상 소재를 만들고, 그것을 정해진 면에서 반복 재생한다는 사고방식을 기본으로 해왔다. 제한된 시간 안에 시선을 붙잡고, 인상을 남기고, 필요한 정보를 전달한다는 설계는 지금도 사이니지 운영의 기본으로 남아 있다.

다만, 그 전제만으로는 담아낼 수 없는 일이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이유는 디지털 사이니지가 놓이는 장소와 디스플레이 면의 형태가 변했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면이 단독 모니터로 존재하던 시절에는, 우선 영상 소재를 완성하는 것이 중심이었다. 하지만 매장, 상업 시설, 교통 공간, 로비, 쇼룸 등에서 디스플레이 면이 인테리어 및 동선 계획과 밀접하게 연결되면서, 하나의 영상 소재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요구되는 것은 ‘보여주기 위한 영상’이라기보다는, 장소에 따라 역할을 바꾸며 기능하는 사이니지 콘텐츠이다.

변화하는 위상

이 흐름을 기기 성능이나 디스플레이 품질 향상으로만 파악하면, 이야기는 LED화 등 하드웨어 중심으로 흘러가 버린다. 물론 그것도 중요하지만, 정말 큰 변화는 디지털 사이니지가 독립된 화면으로 놓이는 것을 넘어, 벽면, 집기, 유리, 인테리어, 매장 설계, 동선 설계 안에 통합되어 그 장소의 공간 설계 자체에 관여하는 존재가 되었다는 점이다.

이전에는 사이니지가 있다는 것 자체가 먼저 눈에 띄었다. 지금은 반대로, 디지털 사이니지가 과도하게 자기주장을 하지 않으면서 그 장소의 보이는 모습이나 편안함을 조절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그렇게 되면, 그곳에서 재생되는 콘텐츠 역시 단독으로 완결된 영상 소재로만 생각해서는 부족하며, 그 장소에 어떻게 작용할 것인가라는 관점에서 재설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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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D 디스플레이 표면에 벽지 같은 특수 시트를 붙인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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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체적으로만 보이는 프로젝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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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도로 투명한 OLED 쇼케이스

묻는 것

전통적인 디지털 사이니지 제작은 먼저 영상 소재를 만들고, 그것을 어떤 면에서 재생할지를 결정하는 순서로 진행되었다. 하지만 디스플레이 면이 인테리어나 건축 쪽으로 깊숙이 들어가면,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영상의 길이가 아니라 그 장소가 어떤 상태로 유지되어야 하는가 하는 점이 된다. 강하게 어필해야 하는가, 아니면 의도적으로 억제하는 것이 품격을 높이는가. 움직임을 늘려야 하는가, 줄여야 하는가. 그러한 판단을 기점으로 사이니지 콘텐츠를 구성할 필요가 생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디지털 사이니지 콘텐츠가 ‘하나의 영상을 보여주는 것’에서, 현장별 보이는 방식을 제어하기 위한 표현으로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플레이리스트의 반복 재생 너머로

물론, 일정한 길이를 가진 반복 소재가 불필요해지는 것은 아니며, 앞으로도 유효한 장면은 많다. 실제로 많은 디지털 사이니지 운영에서는 플레이리스트 반복 재생 형식의 영상 소재가 앞으로도 주력이 될 것이다. 다만, 인테리어, 매장, 건축의 일부로 취급되는 디스플레이 면이 늘어날수록, 하나의 소재를 반복해서 재생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한 경우가 늘어난다. 왜냐하면 거기서는 완성된 콘텐츠를 반복해서 보여주는 것보다, 방문객의 체류, 시선의 모이는 방식, 시설 전체의 연출 의도를 고려하면서 현장별 최적의 보이는 방식을 놓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사이니지 콘텐츠의 가치는 얼마나 완성도가 높은 하나인가만으로는 측정할 수 없게 되었다. 오히려 변화하는 상황에 얼마나 잘 적응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되고 있다.

여기서 AI가 바꾸는 것

이 맥락에서 AI를 생각할 때, 화제는 화려한 비주얼 생성으로 향하기 쉽지만, 디지털 사이니지 현장에서 정말 의미를 가지는 것은 오히려 제작 공정의 재편일 것이다. 종래에는 영상 소재를 완성한 후 배포로 넘기는 흐름이 기본이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디스플레이 조건이나 운영 상황에 따라, 동일한 소재군에서 여러 가지 재생 방식을 조합하거나, 시간대별로 보이는 방식의 중심을 바꾸는 작업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AI가 효과를 발휘하는 것은, 그 가변 부분을 늘리면서 제작과 운영의 단절을 메울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즉 AI는, 완성품을 한 번만 만드는 도구라기보다는, 사이니지 콘텐츠를 운영을 전제로 편집해 나가는 기반으로 파악하는 것이 실체에 가깝다.

묻는 제작자의 역할

그렇게 되면, 디지털 사이니지 콘텐츠 제작자에게 요구되는 능력도 변한다. 편집, 합성, 모션 그래픽스, 색상 및 질감 제어와 같은 기초 기술은 앞으로도 필수적이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필요한 것은, 그 사이니지가 어떤 장소에 놓이며, 거기에 있는 사람의 시선이나 체류에 어떻게 작용할 것까지 상상하면서, 표현의 압력과 고요함의 균형을 잡는 감각이다.

즉, 사이니지 제작자의 일은 화면 속 영상 소재를 완성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디스플레이 면이 놓이는 현장 전체의 움직임을 생각하는 것으로 확장된다. 이것은 TV CM이나 온라인 동영상의 일반론이 아니라, 디지털 사이니지에 특유한 변화이다.

척도도 변한다

이 변화는 콘텐츠의 가치를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전에는 몇 초의 소재를 몇 개 만들었는지, 몇 개의 프레임에서 재생했는지, 얼마나 접촉이 있었는지 등의 관점이 중심이었다. 하지만 사이니지 콘텐츠가 현장 조건에 따라 다르게 재생될 수 있게 될수록, 중요해지는 것은 소재의 수 자체보다는 그 운영을 통해 어떤 성과가 얻어졌는가 하는 점이 된다.

예를 들어, 멈춰 서는 사람의 증가, 주의 환기의 용이성, 동선 편중 완화, 브랜드 어필의 전달 방식 변화 등, 운영의 결과로서 무엇이 개선되었는가를 보는 시점이다.

영상의 끝이란

따라서, 본고에서 말하는 ‘영상의 끝’이란, 디지털 사이니지에서 영상이 사라진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영상은 앞으로도 주요한 표현 수단으로 남을 것이다. 변하는 것은 그 위치이다. 이전에는 하나의 완성된 소재를 만드는 것이 콘텐츠 제작의 중심이었지만, 이제는 여러 소재나 표현을 어떻게 조합하고, 어떻게 다르게 재생하며, 어떻게 운영할 것까지 포함하여 콘텐츠 설계라고 부르게 될 것이다.

끝나고 있는 것은, 사이니지용 영상을 단일 납품물로 파악하는 사고방식이며, 시작되고 있는 것은, 운영 속에서 계속 기능하는 콘텐츠군으로 설계하는 사고방식이다. 디지털 사이니지 콘텐츠 제작은, 영상을 만드는 일을 넘어, 디스플레이 계획 자체를 설계하는 일로, 조금씩 중심을 옮기고 있다.

WRITER PROFILE

에구치 야스지

방송부터 네트워크까지를 영역으로 하는 디지털 미디어 컨설턴트. 디지털 사이니지 컨소시엄 상무이사 등을 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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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動画の終わり。空間コンテンツの始まり。サイネージコンテンツはどう変わるのか Vol.114 [江口靖二のデジタルサイネージ時評]